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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모험, 방랑, 그리고 나

#1. 스페인의 '까미노 델 레이(Camino Del Rey)' "거대한 자연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땀방울이 느껴지는 곳" "웅장하고 깎아지른 대 협곡 사이를 걷는 위태로움" "경이로움과 두려움 그 긴장감 속 짜릿함" 까미노 델 레이(Camino Del Rey) '왕의 오솔길'이라고 불리는 이 길은, 1905년 과달오르세강 협곡의 수력발전소 건설 노동자들의 물자수송과 이동을 위해 임시로 만들어진 길로, 1921년도 스페인 국왕 알폰소 13세가 댐 건설을 축하하기 위해 이 길을 걷게 되면서 '왕의 오솔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위치 스페인 남부 말라가 지역에서 내륙으로 기차 타고 약 1시간 거리 ▶가는 방법 1. Malaga Maria Zambrano 역에서 Renfe(기차)를 타고 El Chorro역에서 하차 2. El Chorro역에서 사람들을 따라 이동.. 더보기
Episode 6. 3600km의 거리, 11번째 길. 프로 순례러 소피(Sophie) (2) 산티아고 순례길 16일째가 된 날이었다. 로베르토(Roberto)를 다시 만나 점심을 같이 먹기도 했던 이 날은 'San Pedro de Pria'라는 조그마한 마을에 머무르게 되었다. 숙소는 초록빛 들판이 넓게 펼쳐진 언덕 위에 있는 아주 낡지만 커다란 집이었다. 삐걱거리는 나무바닥에 곳곳에 세월의 먼지가 많이 묻어있었지만, 이상하게 아늑한 느낌도 드는 곳이었다. 방에 있는 완전히 닫히지도 않는 조그마한 창문 뒤로는 푸른 들판과 회색 빛 돌 산이 보였다. 기분 좋은 샤워를 마치고 젖은 옷을 빨아 널었다. 숙소 오른편에 있는 그늘 밑 소파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과 함께 같이 걷는 친구들과 함께 여러 수다를 떨었다. 숙소 한 켠에 있는 쉼터 한참을 수다를 떨다가 해가 지는 저녁, 숙소 바로 앞쪽에 있는 오래.. 더보기
Episode 5. 쇼핑백 순례자, Shoony Poony '션' 앞선 '소피' 에피소드에 등장한 아일랜드 청년 '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서로 처음 본 건 산티아고 순례길 첫 날이었다. 소피와 같이 첫 날의 힘겨운 언덕 위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마주치게 되었는데, 첫인상이 굉장히 강렬했다. 나뿐만아니라 그를 처음 본 모두에게 그의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손에 든 쇼핑 백 때문이었다. 만약 우리가 도시를 여행하는 평범한 여행자였다면 쇼핑백을 들고 다니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을테지만, 우리가 걷고 있는 그 곳은 산티아고 순례길이었다.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힘든 고난의 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에 쇼핑백이라니! 백팩을 메고 한 손에 쇼핑백을 들고 있는 그 묘한 조합이 신기하면서도 마치 동네 마실을 나온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고 있는 쇼핑백에 웃음이 나오는건 자연스.. 더보기
Episode 4. 3600km의 거리, 11번째 길. 프로 순례러 소피(Sophie) (1) 이번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만나게 된 친구들 중엔 대단한 스펙을 가진 순례자 친구가 있었다. 후에 같이 걸으며 제일 소중한 친구가 되었던 그 친구와의 시작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첫날, 앞선 로베트로 에피소드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무지막지한 경사가 있는 언덕을 넘어야하는 날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넘어야한다기보단, 언덕을 오르는 길을 선택했다. 언덕을 우회해 갈 수도 있었지만 언덕위에 올랐을 때 내려다 보이는 바다의 모습이 경이로울 만큼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나는 이렇게 힘듦과 아름다운 풍경을 맞바꾸는 순례자스러운 교환을 좋아한다. 언덕 위 능선을 따라 걸으면서 뒤 따라오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 중에 소피(Sophie)가 있었다. 소피(Sophie)와 나는 서로.. 더보기
시선따라 도시 여행 2-2. 리스본(Lisbon) - 목차 '녹아버린 돌기둥과 신앙심' ☞ 상 도밍고 성당(Igreja de Sao Domingos) '푸른 바다와 파란 셔츠' ☞ 아우구스타 개선문 '부둣가에서 느낀 산뜻한 음식과 낮의 여유' ☞ 코르메시우 광장, Yellow 식당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 ☞ 산타루치아 전망대 '떠나보낸 자들에 대한 슬픔, 파두(Fado)' ☞ 파두 공연장(Fado in Chiado) '녹아버린 돌기둥과 신앙심' ▶상 도밍고 성당 리스본 이튿날 내가 처음으로 들린 곳은 '상 도밍고 성당'이라고 불리는 작은 성당이었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눈을 의심했다. 성당을 이루고 있는 기둥과 천장, 동상들의 모습이 이상했다.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나는 이게 도대체 무슨 무늬들인지, 어떤 건축 기법들인지 생각했다. 둘러보다가 안내판을.. 더보기
시선따라 도시 여행 2-1. 리스본(Lisbon) - 목차 '해양도시의 우아함 ☞ 리스본의 골목길 '리스본의 중심, 호시우 광장' ☞ 페드로 4세 광장(호시우 광장) '한껏 달궈진 달콤한 체리주, 진지냐' ☞ 아 진지냐(A Ginjinha) '길거리의 반도네온 듀오' ☞ 리스본 대성당 근처 골목 '바다로 향하는 강을 따라' ☞ 타구스 강(Tagus)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 ☞ 발견기념비 '해양도시의 우아함' ▶리스본의 골목길 포르투(Porto)에서 버스를 타고 리스본(Lisbon)으로 넘어왔다. 포르투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대로변의 양옆에는 세련된 명품매장들로 가득했고, 우연히 들어선 골목엔 번잡스럽지 않은 여유가 느껴졌다. 골목의 건물들은 세월에 깎여 부드러워 보였다. 낡았지만 비루해보이진 않았다. 세련됨과 세월의 부드러움이 섞인 이 도.. 더보기
Episode 3. 이탈리아 작은 마을 시장님, 로베르토(Roberto) 산티아고 순례길을 시작한 첫날의 일이다. 가파르기로 유명한 언덕을 넘어 어느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뜨거운 햇빛 아래 땀을 많이 흘렸는지 목이 너무 말랐다. 작은 가게를 들려 콜라 한캔을 사온 뒤 벤치에 앉아 마셨다. "크으~~" 천상의 맛이었다. 목의 따가움을 한껏 즐기고 있는데, 뒤따라오던 두 명의 순례자도 옆 벤치에 앉아 나와 같이 콜라를 사서 마시고 있었다. 미친 듯이 걸은 뒤 마시는 콜라의 즐거움을 아는 순례자들로써 대화를 주고받지 않을 수 없었다. 로베르토(Roberto)와 사라(Sarah) 그들은 이탈리아에서 온 순례자들로, 이름은 각각 로베르토(Roberto)와 사라(Sarah)였다. 둘은 원래 친구는 아니고, 오늘 처음 만나 같이 걷고 있다고 했다. 간단한 통성명을 한 뒤 자연스럽게 같이.. 더보기
Episode 2. 100유로짜리 알베르게와 유교남자 호세(Jose) *알베르게(Albergue) : 산티아고 순례길에 있는 호스텔과 같은 숙소를 통칭하여 이르는 말 이번 에피소드는 앞선 에피소드와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헤수스(Jesus) 할아버지를 만나 달콤한 맥주와 생수를 지원받은 뒤, 든든한 몸과 마음으로 다음 마을인 주마이아(Zumaia)로 향했다. 약 5km 정도를 더 걸어 겨우 마을에 도착했을 때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듣게 됐다. 이 마을에도 남은 침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다음 마을까지 가야 하나 생각 했지만 가장 가까운 마을이 8km 떨어진 곳이었고, 만약 걷는다 해도 잠잘 곳이 있는지도 불확실했다.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벤치에 앉았다. 그렇게 하염없이 벤치에만 앉아있다가 문득 옆을 보니 다른 순례자 한명이 옆에서 전화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더보기